- 그건 뭐야?
- 어, 피.
- 너 다쳤어?!
- 아니, 아까 낮에 자전거에 부딪혔는데 그때 묻은 상대방 코피.
- 넌? 넌 괜찮은 거야?
- 아유, 그럼~ 그러니까 승마까지 했지.
- 아.. 하긴.
- 남자?
- 어?
- 부딪힌 상대방.
- 어~
- 아, 거 어떤 자식이야? 그거 일부러 와서 부딪친 거 아니야?
- 아, 무슨~ 내가 잘못한 거야.
- 너 모르는 소리 마.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새끼들 있어.
- 네가 먼저 여지를 준 거 아니야?
- 뭐어?
너 나한테도 그랬어.
아님 이 복수호가 고작 너 때문에 결혼 안 해주면 죽겠다고 그 진상을 떨었을 리 없잖아.
너 여우야. 그래서 나 홀린 거고.
어디 봐, 분명히 꼬리가 생겼을 텐데? 어디 보자, 여우 꼬리 어디에다 숨겼나!
- 나 완전히 사육당한 느낌이야.
- 뭐가?
- 이제 나 너 없으면 못 살 것 같아. 내 눈에 안 보이면 불안해.
- 없어 봐. 또 살아져.
- 쓰읍. 듣고 싶은 대답은 아닌데? 없어질 생각은 하지도 마. 지구 끝까지 쫓아갈 테니까.
- 걱정 마. 당신 두고 아무 데도 안 가.
- 그래, 이제야 듣고 싶은 소릴 하네.
채워줘.
- 왜 꼭 네가 해주는 거여야 하냐고. 그 바람에 너는 밥도 못 먹었잖아.
- 역시 남편밖에 없다. 나 밥 못 먹어서 속상해쪄여~
- 애 취급 말고. 나 진짜 불쾌해. 이건 뭐 상전이 따로 없어. 왜 자꾸 너 부려 먹어. 아줌마 있잖아.
- 그만큼 내 음식 솜씨가 끝나주나 보지.
- 내려가 밥 먹어. 나머지 아줌마한테 맡기고. 내 말 거역하면 아줌마 직무태만으로 자를 거야.
- 으휴, 죄 없는 아줌마한테...
- ...
- 알았어.
다음부터 제수씨 물은 경호 네가 챙겨.
아기 때문에 힘들고 조심해야 하니까 남편인 네가 거들라고.
- 자.
- 뭐야?
- 보면 몰라? 꽃다발이잖아. 기분 풀라고. 너 임신테스트 한 뒤로 계속 저기압인 거 알아?
이거 보고 안 좋은 기분 다 털어버리고 웃어. 넌 웃는 게 예뻐.
- 고마워.
- 웃으랬지.